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은 남자부보다 여자부가 더 화려한 맛을 주는 듯하다. FIFA(국제축구연맹) A매치 데이 규정 때문에 스타급 선수들이 다수 빠져 아쉬움을 주는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저마다 최강의 전력으로 대회에 임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세계적 수준에 오른 선수들이 출전해 더 볼 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시선이 모이는 선수는 개최국 한국의 공격을 책임질 지소연이다. 일본 고베 아이낙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은 의심의 여지없는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스타다. 지소연은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 가는 소임은 물론이고 날카로운 득점력을 바탕으로 골을 터뜨리는 해결사 기질도 대단히 뛰어난 선수다. 16세라는 어린 나이로 A매치에 데뷔한 후 7년간 한국의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쉴 새 없이 오가며 활약했다. 2011 FIFA 여자 U-20 월드컵에서 실버볼과 실버슈(8골)를 휩쓰는 등 국제 경험이 매우 풍부한 선수라 한국 대표팀에서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최강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은 특정 선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선수진을 자랑한다. FIFA 여자 축구 발롱도르 수상자인 사와 호마레가 빠진 상황이나 다나카 아스나, 안도 고즈에(이상 프랑크푸르트•독일), 구마가이 사키(올림피크 리옹•프랑스), 오기미 유키(첼시•잉글랜드), 이와부치 마나(호펜하임•독일) 등 타 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럽파 선수들을 다수 거느리고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이 중 가장 시선을 모으는 선수는 오기미다. A매치 98경기에서 45골을 몰아치며 오노 시노부와 함께 일본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는 오기미는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선택받는 선수들만이 넘볼 수 있다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돼 시선을 모은다.
아시아 여자 축구의 대표적 강호 중국에서는 주장 푸웨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33세인 푸위는 1999 미국 여자 월드컵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중국 여자 축구가 밟아온 흥망성쇠의 길을 모두 밟은 베테랑 미드필더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화려했던 과거의 명성을 재건하기 위한 구름판으로 삼고 있는 중국은 풍부한 국제 경험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푸웨이가 팀을 구성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길 기대하고 있다.
대회 참가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북한에서는 리애경과 라은심으로 이어지는 투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돌적이며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펼치며 골문 앞에서 득점력이 매우 뛰어난 공격수들이다. 이 두 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크게 기여함은 물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빼어난 호흡을 과시했다. 2000년대 중반 북한을 세계적 강호 반열에 올려놓은 리금숙과 진별희의 대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