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번 대회로 5회째 맞는 동아시안컵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으로서, 그리고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한국의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서 의미가 남다른 대회라 여겨집니다.
A: 정몽규 회장(이하 정): 동아시아연맹은 대한민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래서 갈등과 분열의 역사도 있었지만 교류와 화합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5회를 맞이하는 동아시안컵은 동아시아 지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최대의 축제입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주변의 이웃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Q: 회장 취임 후 호스트로서 국제대회를 처음 치르고 계십니다. 타국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다 직접 손님을 맞이하는 위치가 되니 느끼는 바가 많으실 것같습니다. 한국의 동아시안컵 개최 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고 보완하셔야 할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A: 대한민국은 2002 한일 월드컵의 공동 개최국이었다는 유산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경기 운영을 위한 설비와 환경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강점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론과 팬들의 동참이 안타깝습니다. 함께 큰 잔치를 열고 손님을 모아도 그 소식을 전하지 못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입니다.
Q: 동아시안컵이 대회를 개최하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것같습니다. 여자 대회는 명실 공히 세계적 대회로 보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에 자리한 국가들의 실력이 세계 정상을 넘볼만한 수준인데다 대체로 1군을 파견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자 대회는 각팀마다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져 대회 위상이 다소 격하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대회의 위상 제고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A: 유럽 무대에 진출한 선수들만이 대표 선수들은 아닙니다. 동아시안컵을 위해 연맹 소속 국가들이 자국 리그 일정을 조절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국 무대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가 됐습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K리그 클래식, K리그 챌린지, J리그에서 뛰는 최고의 선수들이 팀을 이뤘습니다. 물론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의 경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그들의 존재에 의지하는 것은 자국 리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입니다. 또, 유럽파 선수들의 부재가 대회 위상을 낮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중국에서, 일본에서, 호주에서 어울려 뛰던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보신다면, 동아시안컵이 동아시아 축구계에서 얼마나 큰 위상을 차지하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Q: 동아시아축구연맹은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동남아시아축구연맹(ASEAN), 중앙아시아 및 남아시아축구연맹(CSAFF)와 함께 아시아 축구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입니다. 경쟁지역에 비해 보다 발전하려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덧붙여 동아시아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헤게모니를 잡고 아시아 축구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EAFF는 자국 리그의 훌륭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다수 배출했습니다 축구 그 자체의 위상은 다른 연맹과 견주어도 손색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라이벌일수록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가진 축구의 가능성이 무척 큰 만큼, 아시아 국가들이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건강한 관계를 벗어간다면, 아시아 축구계가 동아시아 축구를 존중할 것이라고 봅니다. 또, 세계 축구계에서도 동아시아 축구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EAFF 동아시안컵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대회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으십니까? 또, 대회에 출전하는 팀과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기는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A: 동아시안컵은 중국, 일본, 호주 등 이웃을 초청하여 베푸는 큰 잔치입니다. 해묵은 갈등을 잊고 이웃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는다면 한국 축구는 물론 한국인들이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는데도 크게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웃과 함께 하는 큰 잔치를 우리 축구가족 모두가 주인이 되어 즐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