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FF에 가맹한 3개국이 세계 무대에서 눈부실 정도로 빛을 발했다. 8월19일부터 9월8일에 걸쳐 개최된 FIFA U-20 여자 월드컵 재팬 2012에서 일본, 한국, 북한 3개국이 상위 진출을 달성했다.
나데시코 재팬의 이름을 따서『영 나데시코』라고 불리는 일본은 조별경기를 선두로 통과했다. 타고난 패스 축구로 주도권을 쥔 일본은 현지 관중을 흥분시켰다. 스위스와의 3차전에서는 상대팀에 단 1번의 슈팅만 허용하며 4대0의 승리로 결승 토너먼트에 탄력을 주었다.
사상 첫 베스트 4강을 건 준준결승 상대는 EAFF의 가맹동지인 한국이었다. 양팀은 2년 전 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었고, PK전에서 한국이 세계의 정점에 섰다. 일본의 요시다 히로시 감독은 "우리들의 축구로 이기고 싶다"고 설욕에 불타있었다.
서로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했던 1차전은 초반부터 격렬한 공방전을 펼쳤다. 일본이 8분에 선제골을 넣자 한국이 15분에 동점을 만들었다. 4분 후 다시 일본이 한국을 뿌리치고 나갔다. 이윽고 홈 그라운드의 응원에 힘입어 일본이 경기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37분,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았던 다나카 요코가 조별경기에서 4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경기는 3대1로 종료, 일본이 4번의 출전 끝에 사상 첫 베스트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과 같이 조별경기를 선두로 통과한 북한은 미국과 준준결승전에서 만났다. 우승 경험이 있는 양국의 격돌은 1대1 상태로 연장전으로 갔다.
점수에 변화가 생긴 것은 연장 전반 98분이었다. 미국이 리드를 빼앗은 것이다. 북한은 필사적인 반격을 시도했지만, 아무리 해도 점수를 낼 수 없었다. 두 번의 세계 1위를 노렸던 싸움은 8강에서 끝났다.
EAFF의 가맹국에서 유일하게 4강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준결승에서 독일과 맞붙었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실점을 당한 일본은 전반 20분이 지나기도 전에 3점을 뒤지고 말았다. 연속으로 있는 경기의 피로를 떨치고 반격을 시도했지만 독일의 벽은 높았다. "초반의 실점으로 침착함을 잃고 말았다. 자신의 리듬으로 공을 좀처럼 다루지 못했다"고 경기가 끝난 후 요시다 감독은 분한 듯 이렇게 회고했다.
하지만 4일 후 3위 결정전에서는 나이지리아를 2대1로 물리쳤다. 24분 다나카 요코의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50분에는 시바타 하나에의 스루패스로 니시카와 아스카가 추가점을 올렸다. 나이지리아의 맹공격으로 1점을 내주었으나, 일본은 과거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했다.
일본, 한국, 북한 3개국이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EAFF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조별경기에서 탈락한 중국도 준우승 했던 독일과 1대1 무승부로 비겼다. 또한 일본은 페어 플레이상을 수상했다.
개인 타이틀에서도 EAFF 가맹국의 선수가 표창을 받았다. 시바타 하나에(일본)가 실버 슈즈를 수상하고 김은화(북한)가 대회 득점왕(7골)에 올랐다. 동 2위(6골)는 다나카 요코가 차지했다.
제30회 올림픽 경기 대회(2012/런던)에 이어 EAFF 가맹국은 세계에 그 이름을 떨쳤다. FIFA U-20 여자 월드컵 재팬 2012는 연맹 전체의 자극제가 되어 실력 향상에 더욱더 매진하도록 촉진시켜 나감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