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 부활, 탈바꿈, 이런 단어들로 이번 동아시아컵 대회에서 중국 남자축구팀의 활약을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골 차로 지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3:3으로 일본팀과 무승부를 기록하였고, 홈 그라운드에서 강자로 활약하던 한국과 필사적인 대결을 펼치면서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최종적으로0:0의 무승부를 거두었다. 최종 경기에서는 거침없는 공격을 보여주며 4:1로 호주를 앞섰지만 아쉽게도 일본이 마지막 순간에 한국을 꺾으면서 이번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동아시아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고 국가대표팀의 실력 또한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긴 했지만 우리는 결코 현실에 안주할 수 없으며 현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중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겠다.
의심할 나위 없이 중국 축구협회는 세계의 명장을 축구팀 감독으로 초빙하는 과정에 몇 차례의 좌절을 겪었다. 청년 멤버들로 구성된 태국 남자축구팀에 1:5로 패하고 중국 축구팀은 큰 위기를 겪게 되었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이번 기회에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우리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가대표팀의 임시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푸보는 이미 중국 축구협회로부터 채용기간을 11월까지 연장하게 되었으며 팀을 이끌고 남은 아시아컵 예선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사실상 그의 출현은 중국 남자축구팀에 아무런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했으며 단순히 기강을 세우고 결속력을 다지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충분히 전체 축구팀의 경기장에서의 활약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국의 역량이야 말로 중국 축구가 부활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근본동력이라고 믿게 한다.
자국의 역량을 대표하는 축구단-광저우 헝다의 현재 국내외 경기장에서의 성적과 인지도는 이미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이는 클럽에서 국내 일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우수한 외부 인력을 팀 내부에 성공적으로 끌어들이고 세계 유명 감독을 초빙하여 빠른 시일 내에 실력을 향상시키는 운영전략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가를 따지지 않는 투자 방식은 중국의 축구시장을 활성화하는데 확실히 큰 역할을 했으며 국가대표팀 멤버들간의 호흡을 맞추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헝다 축구단에만 해도 이미 8명의 국가대표팀 선수(쑨시앙, 장린판, 펑시아오팅, 친썽, 가오린, 짜오쉬르와 룽호우)가 소속되어 있으며 게다기 이들은 대부분 주전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 점은 스페인과 다소 비슷한데 최근 몇 년이래 스페인이 성공한 일부 원인이 팀 내의 핵심역량 때문이라고 보여지며 대부분 바르셀로나 출신이므로 경기장에서 팀원간의 호흡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외부인력에 대한 지나친 의존 및 경쟁력 부족은 우리에게 여전히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방식이 중국 축구에 확실한 이득을 가져다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리는 경쟁력을 갖춘 리그전이 필요하며 단순히 리그전을 치르고 국제 경기장에서 성적을 따내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많은 투자 가운데 유소년 축구클럽에 대한 투자 또한 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헝다가 국내 리그전에서 절대적 독점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 기타 클럽의 생존공간을 더욱 좁힐 수도 있다.
동아시아컵에서의 우수한 활약만 봐서는 중국 축구가 단기간 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거나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동아시아컵에서의 성공은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분발해야만 중국축구가 진정한 의미의 부활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증명한 셈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은 유소년 축구클럽에서, 기층에서 시작해야 한다!